고요한 달밤...해안스님

by flowerrain posted Dec 20, 2007
고요한 달밤


고요한 달밤에 거문고를 안고 오는 벗이나
단소를 손에 쥐고 오는 벗이 있다면
굳이 줄을 골라 곡조를 아니 들어도 좋다.

이른 새벽에 홀로 앉아 香을 사루고
山窓에 스며드는 달빛을 볼 줄 아는 이라면
굳이 佛經을 아니 배워도 좋다.

저문 봄날 지는 꽃잎을 보고
귀촉도 울음소리를 들을 줄 아는 이라면
굳이 詩人이 아니라도 좋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한 물로 화분을 적시며
난초잎을 손질할 줄 아는 이라면
굳이 화가가 아니라도 좋다.

구름을 찾아 가다가 바랑을 베고
바위에 기대어 잠든 스님을 보거든
굳이 道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좋다.

해저문 山野에서 나그네를 만나거든
어디서 온 누구인지 물을 것도 없이
굳이 오고가는 세상사를 들추지 않아도 좋다.

       -海眼 (1901-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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